돌핀슬롯 사려고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예산이다.
최대로 대출받을 수 있는 금액이 얼마인지, 가용할 수 있는 여분의 돈은 얼마인지 확실하게 계산해야 한다.
집값 외에 부수적으로 들어가는 비용이 많다.
가장 큰 건 취득세.
벤자민 프랭클린은 인간이라면 절대 피할 수 없는 두 가지가 죽음과 세금이라고 했다.
취득세는 부동산을 매입하거나 상속받을 때 내야 하는 비용이다.
돌핀슬롯를 예시를 들어 보겠다.
돌핀슬롯 기본 세율은 1주택자일시 1~3%다.
6억원 이하는 1%, 6억~9억 사이는 2%, 9억 이상은 3%가 적용된다.
5억짜리 돌핀슬롯 산다고 하면 1프로가 적용되어 5억 x 1% = 500만원이 나온다.
그 집이 첫 집이라면 생애 최초라는 명목으로 200만원이 감면된다.
소득 상관없이 12억 이하의 주택이면 된다.
단 취득세를 감면받는 경우 3년 동안 실거주해야 한다.
가격을 조금 높여볼까?
8억짜리 돌핀슬롯 산다고 하자.
2프로가 적용되고 지방교육세를 합하면 약 2천만원을 내야 한다.
복비도 몇 백이 든다. 내 돌핀슬롯 팔고 다른 돌핀슬롯 사야 한다면 복비를 두 번 내야 한다.
이사비용까지 생각하면 최소 3천만원 정도는 추가로 들어간다.
도배와 장판은 포함도 안 했다.
돌핀슬롯 볼 땐 취득세와 복비도 같이 계산해야 한다.
실거래가를 확인하자.
집을 계약하면 부동산에서는 돌핀슬롯자와 매도자가 계약서를 쓴 날로부터 한 달 이내에 거래 내역을 올려야 한다.
실거래가 흐름을 살펴보면 현재 집 가격이 오르고 있는지 내리고 있는지 정체 상태인지 알 수 있다.
집주인이 올린 호가가 적정한지도 비교할 수 있다.
부동산에서는 대개 예전 실거래가보다 높은 가격에 매물을 올린다.
집주인 입장에서도 예전 매물보다 높은 가격에 팔고 싶다.
자기 집 상태가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말이다.
이번에 내가 계약했던 집도 이런 경우였다.
로얄동 로얄층이었지만 집 관리가 되지 않아 전체 인테리어를 새로 해야 할 판이었다.
천만원밖에 깎아주지 않겠다고 하여 며칠 더 기다리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때 그보다 높은 가격에 실거래가가 찍혀 버렸다.
하필 그 시점에 말이다.
집주인도 그 사실을 알았으니 더 깎아줄 리 없지.
실거래가 힘이 제일 세다.
실거래가는 내가 사려고 하는 단지의 거래가 활발한지도 알 수 있다.
어떤 단지는 1년에 한 번 거래도 쉽지 않다. 어떤 단지는 매달 몇 건씩 꾸준하게 거래된다.
같은 돌핀슬롯라도 평형과 구조에 따라 거래 빈도가 다르니 꼼꼼히 살펴야 한다.
돌핀슬롯를 고를 땐 아이를 가진 부모 시선에서 살펴보자.
혹은 그 집에서 3인 혹은 4인 가족까지 살 수 있을지를 생각하자.
근처에 걸어서 다닐만한 초중고가 있다면 그 돌핀슬롯는 언제든 거래가 원활할 가능성이 높다.
각종 학원과 음식점 슈퍼 등 생활에 필요한 상권이 잘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화장실도 중요하다.
작은 평수라도 화장실이 두 개면 3인 가족이 큰 불편없이 생활할 수 있기에 선호도가 높다.
나는 남편과 둘이 살지만 화장실이 두 개일 때 삶의 질이 완전히 달라졌다.
화장실이 하나일 때는 누가 먼저 씻을지, 큰 일을 볼지 체크해야 했다.
갑자기 배가 아파도 화장실에 남편이 있다면 문 밖에서 최대한 버티며 참는 수밖에 없었다.
화장실이 두 개가 되자 사소한 염려가 사라졌다.
욕실에서 반신욕을 하거나 손빨래를 해도 아무도 날 방해하지 않는다.
남편도 안방 화장실에 앉아 명상을 하며 볼일을 볼 수 있다.
세대수도 고려하자. 환금성 때문이다.
세대수가 적으면 그만큼 거래도 쉽지 않다.
아파트를 살 때는 항상 다시 팔 때를 고려하며 돌핀슬롯해야 한다.
그 집에서 평생 살 것 같지만 인생은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다.
강남 같은 황금 땅이 아니라면 적어도 300 세대 이상이 좋다.
단지 내 평형도 다양하면 좋다. 20평대만 있는 돌핀슬롯보다는 20평대와 30평대가 함께 있는 돌핀슬롯가 낫다. 그만큼 수요층이 두꺼워지기 때문이다.
부동산 사장님이 하는 말은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해야 한다.
매물에 ‘올수리’ 라고 적혀 있어도 절대 믿지 말자.
올수리를 언제 했냐가 중요하다.
올수리에 샤시가 포함되어 있다면 그나마 괜찮다. 그렇지 않으면 샤시를 포함한 모든 방을 수리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내가 구매한 집은 샤시가 틀어져 주방 쪽 창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았다.
주방 베란다 문지방은 다 부서져 테이프로 감아놓았다.
화장실 문 아래 부분은 삭아 있었다.
안방 문은 힘을 줘야 겨우 닫혔다.
주방벽 타일에는 구멍이 나 있었고 그곳을 테이프로 붙여 놓았다.
인터폰 자리에 인터폰은 사라진 채 사진이 붙어 있었다.
집주인이 7년 전에 기본적인 수리를 하고 들어왔지만 살면서 집이 그만큼 망가진 것이다.
화장실 두 군데만 몇 달전 리모델링 하고 보일러만 바꾼 상태였는데 그 집 매물은 당당하게 ‘올수리’로 표시되어 있었다.
올수리의 숨겨진 뜻은 올수리를 하고 들어와야 한다는 거다.
‘남향’이라고 적혀 있어도 곧이곧대로 믿지 말자.
진짜 남향은 매물에 ‘정남향’이라고 적혀 있다.
내가 샀던 집은 남향이라고 올라와 있었지만 계약서에는 남동향이라고 적혀 있었다.
남향 아니냐고 묻자 거의 남쪽에 가까운 남동향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부동산에서는 층이 높거나 앞에 가리는 건물이 없어 해가 잘 드는 물건이면 남남동도 남향이라고도 표시하는 것 같다.
남향이어도 층이 어디냐에 따라 햇빛 양이 다를 수 있다.
매물을 살펴보면 ‘향’은 가격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
햇빛을 사랑하는 나로서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매물이라면 남향이 좋다. 살아보면 안다.
돌핀슬롯 살 땐 느긋하게 생각하자.
집 구매는 일생에 몇 번 경험하지 못하는 쇼핑이다.
자동차 한 대를 살 때도 온갖 사양을 비교하며 따지지 않나(남편은 10년째 어떤 차를 살지 고민중이다).
집은 그보다 훨씬 큰 돈이 들어가는 물건이니 신중하자.
나는 남편이 걸어서 출근할 수 있는 거리의 돌핀슬롯만 찾아봤기에 쉽게 결정했다(아이러니는 남편 회사 이전이 불분명해져 현재 서울에서 경기도로 출퇴근하고 있다는 거다).
그게 아니었다면 서울에서 우리가 가진 예산으로 살 수 있는 모든 돌핀슬롯를 후보에 올려놓고 매주 도장깨기 하듯 동네를 방문해 비교했을 거다.
부동산 상승장이라면 몇 천 만원이 금세 올라가니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
우물쭈물하다 봐둔 돌핀슬롯 놓쳐버릴 수도 있다.
혹은 급한 마음에 예상 범위를 초과해서 돌핀슬롯 구입해 몇 년간 고생할 수도 있다.
부동산 시장이 잠잠한 시기에 미리 집을 봐두고 가격 흐름을 주시하자.
언제 어떤 이유로 돌핀슬롯 사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까지 집을 세 번(부모님 집 포함) 구매했는데모두 부동산 시장이 무심하거나 주춤거리고 있던 시기였다. 집값이 더 떨어질 거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랬기에 비교적 마음 편히 돌핀슬롯 둘러보고 비교할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고를 수 있는 매물도 많았다.
나는 극도로 안전 지향형이다.
청약도 로또라고 생각돌핀슬롯에 마음 두지 않는다.
어떤 자산이건 천천히 올라가는 게 좋다.
주식도 그런 이유로 ETF와 배당주만 모으며 가격이 하락할 때 산다.
집 구매는 모험이다. 5년 10년 뒤 이 집이 오를지 베팅해야 돌핀슬롯 때문이다.
내 집이니 그걸로 됐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그보다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내가 산 집 가격이 미래에 하락할 가능성이 더 높다면사지 않을 것 같다.
인플레이션을 생각하면 대부분 지역의 집값은 장기적으로 오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오름폭이 예전보다는 줄어들겠지만 그렇다고 오르지 않는 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