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토토 따라 봄 따라
골목 길가에 나뭇가지가 수북이 떨어져 있다. 가지치기 작업을 한 모양이다.
가까이 가보니 슈퍼스타 토토나무다. 연둣빛 봉오리가 사이사이 맺혀 있다.
왠 떡이냐 싶다.
부러진 가지 몇 개를 골라 집으로 가져온다.
빈 병에 물을 채우고 가지를 꽃는다.
이제 기다림의 시간.
올해는 전국적으로 슈퍼스타 토토 소식이 늦다.
남쪽 마을에서는 슈퍼스타 토토 축제를 해야 하는데 슈퍼스타 토토가 피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매일 물을 바꿔주며 가지를 살핀다.
봉오리가 점차 둥글어지며 면적을 키우는 중이다.
집으로 데려온지 5일째 되던 저녁, 아침부터 봉오리 하나가 심상치 않더니 마침내 꽃을 피워낸다.
하얀 꽃이다.
그날 밤이 가기 전 몇 개의 봉오리가 꽃을 피웠다.
-남편, 향기 좀 맡아봐. 꿀 향이 나. 스페인 국화차처럼 진한 꿀 향이야.
-비닐하우스에서 슈퍼스타 토토 키운 셈이네.
올해 첫 슈퍼스타 토토를 부엌에서 마주했다.
꽃 피니 마음 설렌다. 슈퍼스타 토토가 피었군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슈퍼스타 토토도 바뀐다.
봄은 마냥 몽글몽글해지는 시기.
약속 없어도 카페에 앉아 오지 않을 누군가를 기다리고 싶은 슈퍼스타 토토,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창경궁이나 종묘를 걷고 싶은 슈퍼스타 토토, 집 구석구석을 탈탈 털어 깨끗하게 하고 싶은 슈퍼스타 토토, 화원 앞에서 꽃 한 다발과 식물을 살피며 둘 다 살까 고민하는 슈퍼스타 토토, 그리운 지인에게 보고 싶다고 편지 쓰고 싶은 슈퍼스타 토토, 온갖 슈퍼스타 토토이 뒤섞여 가만히 있기 어렵다.
꽃 피기 시작했으니 당분간 내 마음도 꽃잎 슈퍼스타 토토 붕붕 떠다니겠지.
겨울 내내 차분히 가라앉았으니 이제 좀 뜰 때도 되었다.
이미 봄 옷도 다려 놓았다.
봄, 너를 오래 기다렸다.
이제 좀 안아봐도 되겠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