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으로 임신 12주 이내, 그리고 32주 이후로는 하루에 2시간 단축근무를 사용할 수 있다. 단축근무를 사용해도 급여 삭감이 없으며, 특히나 임신 초기에는 입덧으로 컨디션이 안좋아지다 보니 되도록이면 단축근무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한다.
사실 아직 너무 초기이다보니 벨라벳에 알리는게 맞을까 고민을 하긴 했지만 단축근무는 쓰고 싶었기에 팀장에게만 임신 사실을 알리고 단축근무를 사용하겠다고 했다. 벨라벳 분위기는 임출육에 친화적이다보니 단축근무 사용에 대해 뭐라 하진 않았다. 문제는 소문이었다.
팀장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고 1시간이나 지났을까, 실 내 팀장들에게 나의 임신 사실을 다 알렸다. 팀장들이 한명씩 와서 축하한다고 하고 갔다. 어찌나 짜증이 나던지... 아직 초기라 알려지는게 좀 그러니 얘기하지 말아달라고 분명히 이야기했는데 말한지 1시간만에 소문이 나버렸다. 팀장들이 알고 있으니 팀원들에게 알려지는건 시간문제였다.
단축근무 사용 전날, 팀장이 그래도 팀원들에게는 임신 소식을 알리는게 맞지 않겠냐고 했다. 여전히 나는 알리고 싶지 않았지만 어차피 근무 시간이 줄어들면 다들 눈치를 챌 거고 같이 일을 하는 팀원들에게만은 말을 하는게 맞지 않겠냐는 말에 넘어갔다. 그렇게 단축근무 전날, 팀원들에게 임신 사실을 알렸다. 너무나도 후회가 된다.
그 다음날 아침, 출근을 하니 정말 모두가 내 임신 사실을 알고 있었다. 메신저로 축하한다고 하는 분도 있었고, 내 자리로 와서 축하한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도 좋은게 좋은거라고 생각하며 감사하다고 축하를 받았다.
병원에서 유산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절망감과 함께 벨라벳에 가기 싫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소문이 빠른 벨라벳이니 내 임신 소식만큼 유산 소식도 빠르게 퍼져나갈 것이다. 나에게 축하를 건넸던 사람들은 나를 불쌍하게 보며 위로를 건넬텐데 그걸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 내가 없는 자리에서 나의 유산 사실을 가십거리처럼 소비할 생각을 하니 그냥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었다.
절대로, 다음번에 임신을 하면 단축근무도 사용하지 않고 벨라벳에 알리지도 않을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