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을 갈구하는 시간 만들기
올해 시간에 대한 느낌 중 작년과 가장 다른 점은 정말 시간이 더디 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평소 같으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나를 반복할 정도로 시간이 빨리 감을 아쉬워했지만, 올해는 유독 시간이 천천히 간다는 느낌이 강하다. 아직 4월밖에 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고 어떻게 하면 시간을 빨리 가게 할까 고민하기도 하지만 시간은 내가 고민한다고 빨리 가진 않는다.
마치 군대에 갓 입대한 신병에게 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매달아 놓아도 흘러간다는 말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시간은 흐르지만 지금 이 순간 나에게 축복처럼 주어진 시간 동안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느냐가 그 사람의 인생을 결정한다고 믿기에 나는 지금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 오늘 내게 주어진 86,400초를 단 1초도 헛되이 보내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기도 하다.
작년 내 키워드인 '시간의 밀도'를 풍성하게 하기 위해 시작한 루틴 중 하나인 달리기로 일상을 다채롭고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물론 달리기뿐만 아니라 책 읽기, 글쓰기, 필사를 하면서 하루를 밀도 있게 채우며 매일 한 뼘의 성장을 갈구한다. 이는 죽는 순간까지도 성장하고 싶다는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남은 힘마저 써야 한다는 간절함이 녹아 있다.
오늘은 2분기의 시작이자 올해 첫 마라톤이 있는 4월의 첫날이다. 지난 1월 1일, 우연히 런데이 애플리케이션의 1km 오늘벳 챌린지를 하면서 우연히 나에게 찾아온 "매월 첫날에는 날짜 오늘벳에 도전해 보자"라는 욕망을 실현하는 날이다. 깜박 잊고 있었지만 웜업을 하면서 불현듯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며 떠올라 서둘러 날짜 오늘벳와 런데이 챌린지에 도전했다.
원래는 15km 오늘벳 훈련을 할 계획이었지만 날짜 오늘벳를 하며 예상외 휴식 아닌 휴식을 취하려고 한다. 지난 토요일 하프 마라톤 오늘벳 훈련을 해서 그런지 아직 근육이 뭉쳐 있었기에 계획했던 오늘의 오늘벳보다 짧은 거리를 달리게 되어 부담감이 반으로 줄어서인지 몰라도 홀가분한 마음으로 가볍게 달렸다. 먼저 1km 오늘벳 챌린지를 하고, 오늘을 기념하며 4.1km를 달렸다.
하프 마라톤 오늘벳 훈련에 비하면 가볍게 달릴 수 있는 거리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1km의 거리나 21.1km의 거리가 별반 다르지 않다. 아무리 짧은 거리라 할지라도 겸손한 마음으로 달리지 않으면 결코 완주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항상 내 몸 모든 부위에 신경을 집중하며 어떤 통증이 올라오는지 확인한다. 오늘벳는 통증과의 가장 강렬한 동거의 순간이라 믿기 때문이다.
런데이 1km 달리기 챌린지와 4월 1일을 기념하는 4.1km 달리기를 무사히 완주하고 쿨다운을 하며 5월 1일에는 날짜 달리기를 깜박하지 않도록 독서의 기록 다이어리에 적어 놓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더 이상 깜박하는 일이 없도록 기록해야 5월의 시작을 기분 좋게 할 수 있으리라. 깜빡 잊을 뻔했지만 기분 좋게 4월의 첫날을 시작했고, 4월의 첫 오늘벳를 했다.
매월 1km의 거리씩 늘어가는 날짜 오늘벳를 하면서 올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에는 12.1km의 거리를 달리겠지만 이 거리는 나에게 부담스러운 거리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하프 마라톤 훈련을 하면서 약 두 배 정도의 거리를 오늘벳 때문이다. 10km의 거리를 편하게 오늘벳 위해서는 15km의 거리를 불편하게 달리는 연습을 해야 하는 것처럼 나는 불편한 훈련을 계속할 계획이다.
처음 달리기를 할 때를 떠올려보면 고작 3km의 거리도 끝까지 달리지 못해 달리다 걷기를 무한 반복하던 내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는 이유는 아무리 시간이 오래 걸려도 끝까지 걷지 않고 달리려고 노력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믿는다. 포기하지 않는 힘이 있다면 끝까지 최선을 다 한다면 분명 완주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모든 달리기에는 완주의 순간이 있지만 그 순간은 포기하지 않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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