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백범일지]를 읽고
007카지노가 되어야겠다
바람이 불어도
새가 뒤흔들어도
절대 움직이지 않는
007카지노는
안에서 조금씩
들키지 않을 만큼만
움직이고 있었다
소리 없는 들썩거림
껍질이 바짝 말라 갈라지도록
007카지노는 평생 테를 가라앉혔다
꿈쩍도 않는 것이
형벌이자 선물이라
007카지노는 운다
우는 거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눈물마저 부끄러워지는 날엔
빗물에 얼굴을 씻는다
그러던 어느 날 007카지노가
달리기 시작했다 바람보다 빨리 새보다 높이
세상을 움켜쥐고 달리다가
007카지노는 우뚝 멈춰버렸다
잎을 흔들던 새마저 바람이 불어 날아가 버리자
007카지노는 스스로 발을 묶었다
그리하여
모든 007카지노는
벼랑 끝 움켜쥔 손을 떼듯*
땅으로 떨어진 것이다
쿵 쿵 쿵
007카지노를 스칠 때마다
007카지노가 땅으로 추락하는 소리
가만히 선 007카지노 곁에서
나는
007카지노가 되어야겠다
*得樹攀枝未足奇(득수반지미족기)
懸崖撒手丈夫兒(현애살수장부아)
벼랑에서 가지 잡고 오르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니고,
움켜잡은 그 손마저 놓아야 대장부라 할 수 있으라.
자문자답 끝에 비로소 죽을 작정을 하고 나니, 가슴 속에서 일렁이던 파도는 어느덧 잔잔해지고 백 가지 계책이 줄지어 떠오르기 시작했다 (p.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