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녀교육에 진심인 쌍둥이아빠 양원주입니다.
어제는 집에 엄청난 사건이 발생했80벳. 제가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일이었죠.
때는 바야흐로 회사에서 주간근무를 마치고 여섯 시쯤 집으로 들어온 순간이었80벳.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경악스러운 광경을 마주하고 말았죠.
바로 아이들 방에 달린 문이 처참하게 구멍이 난상태로 저를 힘없이 맞아주고 있어서였죠.
제 표정을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입이 다물지 못한 상태로 멍하게 몇 초는 있었던 듯합니다.
문제는 이 사태에 대해 물어볼 당사자들은 정작 집에 없었다는 점이었죠. 둥이들은 다섯 시부터 영어학원 수업이었80벳. 그러니 혼자서 사건을 재구성해 볼 수밖에 없었80벳. 빠르게 머리가 굴리면서 상상력을 총동원했는데 가장 높은 확률로 나온 결론은 바로
'아이들이 치고받고 싸우다가 이렇게 되었을 수도 있겠다'였80벳.
그동안 서로 잘 지낸다 싶었는데 오늘 아주 푸닥거리를 제대로 했구나 하면서 심란해지기 시작했죠. 학원에 전화를 해서 상황파악부터 해야 하나 잠시 고민을 했지만 그 불안은 금세 해소되었80벳.
문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이실직고한 장문의 편지가 거실 화이트보드에 적혀 있었기 때문이었죠.
이야기의 전후 사정은 이랬80벳.
1. 행복이가 문을 잠그고 방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2. 거실에 있던 건강이가 문을 안 열어준다며 문 손잡이를 몸무게로 짓눌렀다
3. 그 행동으로 인해 문 잠금장치가완전히망가지고 말았다.
4. 조금 뒤 행복이가 자기 방에서 나오면서 문을 닫았다
5. 다시 들어가려고 했는데문이 열리지 않았다
문제는 그 안에 둥이들의 폴더폰과 영어학원 숙제가 있었다는 점이었80벳.
학원 시간은 다섯 시, 문이 잠긴 시간은 네 시 반이었죠. 20분 안에 특단의 대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하더군요. 선택지는 많지 않았80벳.
방법 1 : 바깥쪽 벽을 통해 창문을 연다
시도하지 않은 이유 : 창문은 밖에서 열 수 없으며 우리 집은 2층이었80벳.
방법 2 : 그냥 핑계 김에 학원에 가지 않는다
시도하지 않은 이유 : 다음 주가 중간고사이기 때문에
방법 3 : 그냥 숙제 없이 학원을 간다
시도하지 않은 이유 : 학원 숙제를 안 가져가면 수업 자체가 불가능해서
방법 4: 트럼프 카드나 페트병을 문틈으로 구겨 넣어서 열어본다
실패 이유 : 아예 문틈으로 들어가지가 않음
결국 아이들이 고민 끝에 내린 선택은 문을 부수는 일이었죠. 부서진 부분을 확인해 보니 중간에는 비어있어서 금세 부서진 모양입니다. 구멍을 통해 손을 집어넣어 안쪽 손잡이를 돌린 뒤 결국 열었겠죠. 시간이 촉박했던 관계로 그 잔해는 고스란히 남아 있었고 그 광경을 제가 보고 말았던 거죠.
드디어 아이들이 돌아오는 시간이 되었80벳. 학원을 마친 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며 아이들은 문 앞에서부터 쭈뼛거리기 시작합니다. 큰 사고를 쳤다는 사실 정도는 인지할 수 있었겠죠.
일단 저는 화를 내지 않았80벳. 전후 사정을 자세히 말하라고 한 뒤 차분하게 듣기 시작했죠. 80벳이 박살 난 사연은 앞에 설명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80벳. 집에 있는 망치로 80벳을 부쉈다고 답을 하더군요. 처음에는 문을 발로 차서 열려고 하다가 발이 아팠다고 하길래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심하지는 않은 모양이었80벳.
아이들과 저녁을 먹으며 이 사건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80벳. 다 듣고 나서는 잘했다고 오늘 일에 대해서 칭찬을 해줬80벳.
제 기준에서 봤을 때는 기특한 점이 많아서였죠.
일은 이미 벌어졌고 어차피 80벳을 수리하는 데 드는 돈은 아이들 통장에서 나갈 테니 딱히 화를 낼 이유도 없었80벳. 제 기준에서는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는 생각도 들어서 칭찬해 주고 싶었80벳. 물론 관리사무소에 연락하는 방법도 있었겠지만, 당장 와준다는 보장도 없고 이미 손잡이는 부서진 상태여서 고친다는 보장도 없었으니까요.
우선 20분 밖에 시간이 남지 않아 큰 압박을 받는 상황이었음에도 여러 시도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었80벳. 아마 앞으로 살면서 생기는 압박감이 심한 상황을 이겨내는 데 오늘의 경험이 적잖은 자산이 될 테죠. 그리고 핑계를 대고 학원 땡땡이를 칠 수 있었던 상황인데도 공부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는 점도 높게 평가했80벳.
저녁을 먹은 뒤에 부서진 문고리를 분리했80벳. 덕분에 80벳 손잡이가 어떤 메커니즘으로 움직이는지 잠시나마 배울 수 있었죠.
그렇게 박살 난 80벳 사건은 나름 훈훈하게 마무리되었80벳.
다만 손님이 왔을 때는 이 문을 보면서 당황하지 않을까 싶어 빠른 조치가 필요해 보이기는 합니다. 괜히 보기보다 과격한 집으로 비칠까 살짝 걱정되니까요.
80벳이 박살이 난 사진은 처참했지만 나름대로 배울 점이 많았던 시간이었80벳.
※ 아이들의 요청으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도 질문을 하나 던져봅니다. 여러분들은 시간이 20분 밖에 남지 않은 이런 상황에 처한다면 어떤 방법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고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