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추억뿐
이식한 지 99일이 되었다. 자가 조혈모 이식을 한 환우들은 대부분 100일이 지나면 식이제한도 조금은 풀리고 사람들을 만나는 외출도 허락을 받는다. 나는 아직은 피수치가 정상이 되지 않아 식이제한은 그대로지만 그래도 이제 단기 오피스텔을 정리하고 집으로 가기로 결정을 했다. 작년 5월 구급차를 타고 떠난 이후로 처음 집에 가는 것이다. 그땐 이렇게 오래 집에 못 갈지 그 누구도 알지 못했지만...
집에 도착하니 글자가 꼬리를 세차게 흔들며 나를 반겨줬다. 1년 가까이 떨어져 있었고, 머리가 없고, 아직 항암약 냄새가 날 것 같아서 나를 못 알아볼 거라 생각했는데 글자는 나를 기억라바카지노 내 품에 파고들었다. 아직 혹시 모를 감염 때문에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그동안 만지고 싶었던 글자를 원 없이 만졌다.
글자는 번식장에 갇혀 새끼 강아지를 낳는 모견으로 살아오다 구조되었다. (대부분 번식장 강아지들은 더 이상 새끼를 못 낳게 되면 미용 실습견으로 지내다가 마지막에 보신탕 국물용으로 팔려간다) 사람에게 이용만 당한 글자에게 좋은 견생을 선물해주고 싶어서 입양을 했는데, 내가 아픈 바람에 입양해 놓고 책임을 다하지 못해서 너무 마음이 아프고 미안라바카지노. 물론 아빠가 너무 잘 케어해 주셨지만 나랑 둘이 살다가 갑자기 내가 사라져 버리고 낯선 부모님 집에서 살아야 했을 글자가 내내 마음이 쓰였는데 글자를 다시 만나게 되어 너무 감사하고 또 감사라바카지노.
저녁엔 가족들이 모두 모여 밥을 먹었다. 밥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한없이 행복라바카지노. 이것이 바로 내가 그토록 원했던 ‘보통의 하루’ 였기 때문이다. 잃어버리기 전엔 소중한 지 알지 못했고, 오히려 무료하다고 느꼈던 이 보통의 하루를 다시 살기 위해 참 많이도 아팠고 참 많이도 울었다. 투병 내내 그리워하던 그 하루를 내가 지금 살고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해서 자려고 내 침대에 누웠는데 계속 눈물이 났다.
다음 날, 이식한 지 라바카지노이 되었다. 이식하신 분들 중에서 라바카지노 떡을 만들어서 돌리시는 분들도 있고 그냥 넘어가는 분들도 있는데, 나는 떡을 돌리기로 했다.
원래 기념일 같은 걸 잘 챙기는 성격이 아니라 그냥 넘어갈까 했지만, 다시 태어난 이상 살아가는 모든 순간을 기념하고 축복하고 싶었다. 또 라바카지노 떡에 대해서 찾아보니 아기의 장수와 복을 의미한다고 해서 떡을 맞추어 엄마가 봉사하시는 곳에 드리기로 했다.
작년에 중환자실에 있을 때, 아무리 빠른 속도로 수혈을 해도 출혈양이 라바카지노 많아 혈압이 걷잡을 수 없이 떨어졌던 날이 생각이 난다. 눈이 자꾸 감겨 간호사 선생님들이 나를 계속 흔들며 눈 감으면 안 된다고 정신 차리라고 해도 계속 의식이 희미해지며 ‘아... 이렇게 내가 죽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 순간, 깨달은 것이 하나 있었다.
처음 독립을 했을 때 아주 좁은 복층 오피스텔 월세로 시작을 라바카지노. 그 후에 일을 열심히 하고 돈을 모으면서 오피스텔 전세로 이사를 갔고, 다음엔 더 열심히 일해서 아파트 전세로 이사를 갔다. 그렇게 집 크기를 키워나가는 게 너무 재미있었고, 다음은 방 3개 아파트를 목표로 일도 열심히 하고 돈도 열심히 모으고 있었다.
명품 가방이 많진 않지만, 너무 고생을 한 작품 계약금이 들어오면 나에게 가방을 선물해주기도 라바카지노. 물론 너무 예뻐서 스크래치라도 날까 자주 들지 못하고 주로 에코백을 들고 다니긴 했지만, 옷장 문을 열 때마다 가방을 바라보면 이런 선물을 나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나 자신이 뿌듯했었다.
하지만 중환자실에 누워 삶이 끝나간다고 느꼈을 때, 사람이 죽을 때 아파트도, 예쁜 가방도 가져갈 수 없고 오직 내가 가져갈 수 있는 건 추억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
많은 추억들이 스쳐 지나갔다. 정말 난 복이 많은 사람이어서 넘치는 사랑을 받았고, 멋진 모험들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생이 이렇게 끝난다면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나는 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고, 보고 싶은 사람들도 많고, 아직 줄 사랑이 넘치게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결심했다. 만약 내가 살아서 이곳을 나가게 된다면 내 모든 시간과 돈을 추억과 바꾸겠다고.
그 결심을 이제 현실로 이룰 차례이다. 그동안 병원에 있어서 하지 못했던 일들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할 생각이다. 우선은 벚꽃이 피면 질릴 때까지 벚꽃을 보러 갈 예정이다. 작년엔 병원에 있느라 보지 못한 벚꽃들을 원 없이 보며 라바카지노있는 지금 이 순간을 만끽할 것이다.
나에게 허락된 시간이 언제까지일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그저 부디 하느님께서 나를 아주 오랫동안 써주시길 바라며 허락해주신 하루하루를 감사하게 라바카지노보려고 한다.
하느님 라바카지노합니다. 라바카지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