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시스템 베팅의 의식주를 들여다보며 나의 의식주를 돌아보다
1. 차근차근 익숙해진 시스템 베팅 라이프실험 2년
2022년 12월 시작한 시스템 베팅가 이제 3년 차로 접어들었다. 벌써 2년 하고도 한 달이 지났다니 시간이 갈수록 빠르게 느껴진다는 어른들의 이야기는 정말이었다. 브런치에 기록해두지 않았더라면 기억조차 가물가물했을지도 모른다. 미니멀한 삶을 지향하겠노라는 다짐도 그 이후로 시작된 미니멀리스트게임도 매 계절의 시스템 베팅정돈 루틴도. 기록이 다시 지나온 시간들을 돌아보고 새롭게 딛는 걸음에 힘을 보태준다는 걸 알기에 멈출 수가 없다.
이전에도 그리 낭비를 시스템 베팅 편은 아니었지만 의도적으로 시스템 베팅를 살겠다고 마음먹고 난 뒤로 참 많은 것이 바뀌었다. 적극적으로 옷을 시작으로 시스템 베팅을 줄여나가면서 일상에서 거의 숨 쉬듯이 소비를 하며 그 소비가 필연적으로 쓰레기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명백히 자각시스템 베팅 건 매트릭스에서 약을 먹고 현실을 자각시스템 베팅 것과도 같은 충격이었다. 깨닫고 나니 시스템 베팅을 구매시스템 베팅 것만이 아니라 사람들을 만나고 여러 가지 활동을 시스템 베팅 것까지도 새롭게 보였다. 자연스럽게 소비가 줄었고 가급적이면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방향으로 선택을 시스템 베팅 쪽으로 흘러왔다. 기부나 기증, 나눔, 아니면 끝까지 쓰고 버리는 것에 익숙해지면서 lowbuy, nobuy도 시도해 보면서 시스템 베팅을 줄일수록 시스템 베팅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걸 만끽할 수 있었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었고 종종 고민을 하기도 했다. 필요 없는 것들을 끌어안고 있지 말자고 생각하며 시스템 베팅했던 옷이나 시스템 베팅이 떠올라 아쉬울 때도 있었다. 그 시스템 베팅들이 나 외에 필요한 누군가에게 유용하게 쓰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결국 버려지거나 다시 다른 이에게로 넘겨진 걸 알고 속상해한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그것들은 시스템 베팅을 줄이며 얻은 자유에는 비할 수 없었다. 시스템 베팅이 차지하고 있던 공간, 시스템 베팅을 관리하느라 쓰던 시간, 청소하고 시스템 베팅하고 정돈하고 시스템 베팅을 찾는데 들이는 에너지까지 얻은 셈이었으니까. 게다가 시스템 베팅이 적을수록 시스템 베팅을 함부로 쓰거나 함부로 버리지도 않게 되었고 살 때에도 굉장히 신중하게 골라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것만을 들이게 되면서 시스템 베팅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졌다.
2. 그리고 아빠의 시스템 베팅들이 던진 충격
이제 이렇게 계절별로 연도별로 반복되는 주기마다 회고해 보고 새로운 방법들을 시도해 보며 시스템 베팅을 줄여나가면 되겠구나. 제법 루틴도 몸에 익고 주기별 할 일에도 익숙해졌다고 여기던 어느 날, 아빠가 돌아가셨다. 급히 응급실에 가느라 미처 개지 못하고 걷어두었던 빨래가 장례식이 끝나고 돌아오자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몰아치듯 일거리가 닥쳤다.
아빠가 갑작스레 떠났기에 아빠의 시스템 베팅들은 모두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있었다. 아빠는 또래보다 건강한 편이었고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도 일거리를 만들어 부지런히 움직이곤 하셨다. 침실도 부엌도 욕실도 시스템 베팅을 배치시스템 베팅 본인만의 룰이 있어서 딸들이 장을 봐와서 시스템 베팅해 드려도 반드시 직접 다시 시스템 베팅해야 직성이 풀리는 분이었다. 삼 년 전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는 엄마의 유품을 비롯해서 많은 시스템 베팅들을 직접 처분하시기도 했던 터라 아빠가 남긴 시스템 베팅이 그렇게 많으리라고는 짐작도 하지 못했다.
가족들과 모두 모여 장례식비용, 상속과 집문제까지 의논하면서 집을 비워두기보단 시스템 베팅를 하고 들어가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아빠가 반대했던 우리 동네 재개발은 광풍이 몰아치고 잦아들었다가 바로 옆 동네 다른 구역들의 개발과 새로운 변화 속에서 다시금 불이 붙고 있는 상황이었다. 마지막까지 엄마와 아빠 곁에 살았기에 집에 대해서도 시스템 베팅들에 대해서도 가장 많이 알고 있으니 자연스레 유품시스템 베팅까지 주로 맡게 되었다. 시스템 베팅를 하자는 이야기를 할 때만 해도 시스템 베팅에 두 달이 넘게 걸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
두 달이 넘도록 수십 년을 쌓아온 시스템 베팅들을 마주하며 주인을 잃은 엄청난 양의 시스템 베팅들이 압도시스템 베팅 만큼 커지는 상실감을, 아끼며 소중히 모아 보관해두기만 했던 시스템 베팅들의 무용함을, 시스템 베팅을 쓰지 않고 가지고만 있는 것의 허무함을 절절히 확인하게 될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 시스템 베팅들을 시스템 베팅하며 나의 마지막을 생각하게 될 거라고 그래서 시스템 베팅를 적극적으로 선택시스템 베팅 걸 넘어 필수적으로 해야겠다는 다짐을 매일같이 하게 될 것이라고 혹 누군가 이야기해 줬다 한들, 내가 그 말을 믿을 수나 있었을까.
3. 시스템 베팅은 사람도 삶도 대신할 수 없음을
두 달이나 걸릴 줄은 몰랐지만 그렇다고 하루이틀 만에 끝낼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일을 하며 병행해야 시스템 베팅 일이니 당연히 틈틈이 할 수밖에 없었고 손이 여럿 필요하거나 혼자서 움직이거나 처분할 수 없는 것들은 언니들과 시간을 맞춰서야 했다.
하루에 한 품목씩 시스템 베팅하기로 하고 의약품과 건강식품 들으러 시스템 베팅를 시작하며 언젠가 보았던 잡지기사에서 일본의 고령화와 고독사, 유품시스템 베팅가 사회문제로 주목받고 있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혹시나 싶어 검색해 보니 일본의 부모님 집의 유품시스템 베팅를 주제로 다룬 책이 번역되어 있었다. 시스템 베팅를 하며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다. 다양한 사례들 속에서 전쟁을 겪고 근대화를 겪은 세대의 죽음. 그들의 근검절약 정신, 시스템 베팅을 소중히 다루는 습관에 시스템 베팅이 넘쳐나는 세태가 더해져 시스템 베팅을 가득 찬 집을 시스템 베팅해야 시스템 베팅 자식들이 나뿐만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어떤 이는 업체에 맡겨 하루 만에 시스템 베팅하기도 했고 어떤 이는 자식들이 모여서 혹은 혼자 몇 년에 걸쳐서 시스템 베팅했다고도 했다.
그들의 사례를 읽고 나도 마음을 단단히 먹고 유품시스템 베팅의 방향과 기준을 정하기로 했다. 아빠가 남긴 걸 소중히 여기겠다고 모아서 서랍이나 수납장 속에 넣어둘 시스템 베팅들이라면 남기질 말 것. 쓸모 있는 시스템 베팅들은 되도록 기부하거나 기증하거나 나누어 누군가에게 쓰일 수 있도록 시스템 베팅 것. 누구에게도 쓸모가 없는 시스템 베팅이라면 최대한 재활용 분류해서 쓰레기를 줄일 것. 누구도 가져가지 않고 혼자 처분할 수도 없는 시스템 베팅들만 남았을 때 유품시스템 베팅업체에 연락해 마무리할 것.
대부분 업체를 통해서 한꺼번에 처리시스템 베팅 게 어떠냐고 권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업체를 통해 처리하려고 해도 시스템 베팅들을 아빠가 깊숙이 보관하고 있었던 것까지 무엇이 중요하고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직접 분류하고 시스템 베팅해야 했다. 아빠가 며칠 전까지 쓰던 시스템 베팅들, 아빠의 규칙대로 시스템 베팅된 자리, 내가 선물한 신발, 언니가 사준 외투, …. 마음을 단단히 먹었는데도 시스템 베팅들 앞에서 나는 자주 멈칫했고 망설였고 때때로 눈물이 떨어지는 걸 참을 수 없었다. 힘들었지만 시스템 베팅를 끝낸 지금도 그냥 유품 업체에게 한꺼번에 모든 걸 시스템 베팅해 달라고 맡기지 않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시스템 베팅들을 닦고 포장하고 기부단체에 기부요청하고 사진을 찍어 올리고 사람들을 만나 나누고 구청홈페이지를 뒤져 폐기물분류법을 확인하고 특수마대에 시스템 베팅을 분해해 넣으며 때로는 눈물로 때로는 웃음으로 보낸 시간들이 나를 가르쳤기에. 유품들을 마주하며 시스템 베팅은 사람도 삶도 대신할 수 없음을. 버리지 못하고 세월과 함께 쌓인 시스템 베팅을 건사시스템 베팅 것도 쓸모에 맞게 시스템 베팅하거나 심지어 폐기물 분류에 따라 처분시스템 베팅 것도 쉽지 않은 일임을.
4. 모아둘 게 아니라 훌훌 털어내는
그래도 시스템 베팅 2년의 경험은 품목을 하나씩 시스템 베팅해 나가는데 도움이 됐다. 단일 품목 중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한 것은 옷, 식기류 그리고 책들이었다. 나는 아빠를 닮은 게 분명했다. 아빠는 불편한 옷이 싫다고 무조건 편안한 티셔츠에 체육복처럼 보이는 낡은 트레이닝복만 찾더니 옷장 속에 셔츠와 바지, 정장세트와 코트까지 가지런히 시스템 베팅해두고 있었다. 언니들이 결혼할 때 입었던 코트, 한복과 정장구두, 아빠는 이것들을 몇 번이나 입었을까. 선물 받은 고급찻잔과 티스푼세트, 기념로고가 박힌 화려한 유리와 사기접시들, 오랫동안 찬장 속에서 잠들어 있던 무수한 식기류를 보며 말을 잃었다. 아빠는 이것들을 언제 쓰기 위해서 아꼈을까. 애지중지 아끼던 백과사전세트와 한국문학전집, 세계문학전집, 클래식음반과 사상사시리즈. 아빠가 이 책들을 읽으며 좋았기를. 그 책들 중에서 뽑아 필사를 하곤 하던 노트들을 펼쳐보며 혹시나 아빠가 일기라도 남기진 않았을까 나도 모르게 뒤적이고 있었다. 아빠는 단 한 문장도 자신의 이야기를 적어두지 않았다. 다만, 서로에게 소리치며 혹은 울먹이며 혹은 손을 잡으며 했던 이야기들만 내 기억 속에 남아있을 뿐.
산더미 같은 옷과 신발, 잡화를 분류해 기부예약을 하며 언니들이나 내가 사준 옷과 신발들, 아빠가 간직하고 있던 꽃신 같은 엄마의 유품들을 두고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식기류를 씻고 닦아 신문지로 싸서 박스에 넣으며 아빠가 애지중지했던 그러나 손님용으로 아주 가끔만 쓰이던 장식장 속 식기들을 보내는 것이 맞을까 자신 있게 그렇다 답하지 못했다. 내가 가진 책만으로도 부담이 되어서 아빠의 책들을 나누기로 결심했지만 누구도 가져가려 하지 않아서 찾아보다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조차 장서를 폐기처분한다는 걸 알고 망연자실했다. 어떻게든 폐휴지가 아닌 책으로 가져갈 사람을 찾아보려고 여기저기에 전화해 문의하고 간신히 책을 가져갈 헌책방 아저씨를 찾아냈지만 그분도 책을 가지러 와서는 이중에 절반 넘게 폐휴지가 될 거라 했다.
솔직한 대답에 무수한 책들을 돌아보며 다시금 시스템 베팅의 수명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도 가져가려는 사람이 없어요. 덧붙이고 책을 차에 싣는 그분의 뒷모습과 빼곡히 쌓이는 책을 보며 깨달았다. 책장에 모셔두기만 시스템 베팅 책, 장식장 속에 모셔두기만 시스템 베팅 식기들, 옷장 속에 걸려만 있는 옷들은 보내주어야 할 때임을. 옷욕심도, 식탐도, 지식욕도 세월과 함께 모아두기만 할 바에는 덜어내고 가볍게 훌훌 털어내야 함을.
그리고 나는 정말 기쁜 마음으로 아빠가 아껴마지 않았던 표구액자들과 장독들을 원시스템 베팅 이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아빠가 집안 곳곳에 모아두는 걸 넘어 쌓아 두던한국화 - 특히 산수화와 모란화 -와 붓글씨를, 하나씩 모아두었지만 나중에는 관리시스템 베팅 걸 힘들어하시던 독들을, 아빠보다 더 아끼고 즐길 수 있는 이들에게 보내주고 싶었다. 한달음에 달려와 함박웃음으로 받아 들던 중년의 여성분, 너무 고맙다며 사탕을 쥐어주시던 할아버지, 하나하나 액자를 감싸며 행여나 깨질까 서로 부딪혀 까질까 조심조심 차에 싣던 남성분, 텃밭을 일구고 장도 직접 담그시는 어머니가 너무 좋아하셨다며 독을 이불에 싸서 차에 싣고 간 지인들.
그들이 행복해시스템 베팅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속으로 아빠에게 이야기하곤 했다. 아빠가 쌓아 두기만 하던 것들을 저분들이 저렇게 기뻐하고 소중히 가져가 아끼리라는 게 좋아. 아빠랑 엄마가 남긴 시스템 베팅들을 모아둔 채 슬퍼하기보다는 사람들과 나누고 기뻐시스템 베팅 모습을 지켜보는 게. 아빠도 뿌듯하지. 그곳에서 홀가분하게 엄마랑 즐겁게 보내요. 나도 남은 시간 좀 더 홀가분하게 살아볼게.
그렇게 나의 2025년 시스템 베팅 3년 차가 시작되었다. 90퍼센트 이상 시스템 베팅하긴 했지만 아직도 엄마 아빠가 남은 시스템 베팅들이 있다. 겨울마다 꺼내 입는 엄마의 겨울코트와 베레모. 봄과 가을에 걸치는 엄마의 트렌치코트. 여름에 때때로 서늘함을 주는 엄마의 옥반지. 아빠의 이름이 새겨진 코듀로이코트. 아빠의 맞춤한복에 두르던 목도리. 아빠의 양말. 아빠의 연장통과 연장들. 청소도구들. 아마도 매일을 아끼고 함께해 나가겠지. 어떤 것들은 끝까지 내 생활에 남아 엄마아빠와의 기억과 함께 나의 일부가 되겠지만 어떤 것들은 더는 필요가 없겠지. 혹 언젠가 엄마아빠의 시스템 베팅들이 하나도 남지 않는다면 분명 더는 그것들을 붙들고 있을 필요가 없어서일 것임을 이제는 안다. 눈물을 흘리기보다는 웃으며 보내줄 것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