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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수운 작가 우듬지 Feb 17. 2025

[육아일기] 룸카지노 엄마의 충격적인 일상

아침 6시에 일어나 밤 9시가 되어야 끝나는 잔혹한 루틴 대공개!

직장을 다니던 이십 대 중반 시절. 나는 매일 출근하기가 싫어 알람을 서너 번씩 미루기 일쑤였고, 9시부터 6시까지 붙박이처럼 회사에 있는 일이 몹시도 괴로워 지구가 폭발하길 바랐었다. 유일한 낙이라곤 땡 하고 점심시간이 되면 동료 여직원들과 삼삼오오 모여 밥을 먹은 뒤, 카페에 가서 수다를 떠는 일이었다.


그때 카페에서 커피를 기다리며 주변을 둘러보다 보면 어김없이 한 귀퉁이엔 룸카지노엄마가 있었다. 씻은 건지 아닌 건지 모를 초췌한 용모에 멍한 표정. 너무 큰 부피를 차지해 보는 사람마저 부담스럽게 하는 유모차는 전혀 딴 세상의 것들처럼 낯설게 느껴졌다. 그러는 한편으론 그녀들이 부러웠다. 난 이렇게 일하다 잠깐 나와서 커피 마시는 게 낙인데, 저 여자들은 하루종일 집에 있는 것도 모자라 카페도 다니는구나. 따분해 보이면서도 자못 여유롭게 느껴지는 룸카지노엄마의 삶이 부러웠다.


시간이 지나 룸카지노엄마가 된 나는 빗질도 하지 않은 머리로 거대한 유모차를 끌고 카페로 나선다. 그래도 머리를 감았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룸카지노가 협조를 해주는 날엔 여유롭게 컨디셔너도 할 수 있지만, 세상이 떠나가라 울어대는 날엔 머리를 감는 것조차 사치기 때문이다.





룸카지노사진ⓒpexels


와 이제야 알겠어 그거 뭔지


룸카지노엄마가 카페에 가는 이유는 대략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하루종일 집에서 룸카지노와 씨름을 하다 보면 너무 울적하고 힘들기 때문에, 카페라도 나가 4000원짜리의 힐링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이상하게도 집에서는 악마가 따로 없는 룸카지노가 밖에만 나가면 세상 얌전한 순둥이가 되기 때문. 이제 막 세상을 오감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우리 집 5개월 룸카지노는 낯선 환경과 낯선 사람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 2가지가 다 충족되는 것이 바로 카페이고, 고로 카페에선 얌전해진 룸카지노와 함께 나도 한숨 돌리며 커피를 마실 수 있다.


그렇게 (소위 ‘맘충’ 소릴 듣지 않기 위해) 카페 귀퉁이에 앉아 멍하니 카페 안의 사람들을 구경하다 보면, 점심시간이 되어 카페로 피신을 나온듯한 여성 직장인들이 더러 보인다. 예쁜 메이크업과 곱게 드라이된 머리, 동료들과 깔깔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앳된 모습은 정확히 10년 전의 내 모습이다. 그들의 눈에도 내가 초췌하고 따분해 보일까. 어째서 정돈 안된 머리로 외출을 할 수 있는지, 왜 제 몸만 한 유모차를 끌고 굳이 밖으로 기어 나오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까. 임신과 출산까지, 나에게 정말 큰 변화가 일어났음을, 그들을 보며 실감하게 된다.





룸카지노사진ⓒpexels


집에서 애나 보는 게
을매나 힘든지 아시나요


이제는 시대 분위기 상 그런 말을 대놓고 하는 사람은 없지만, 예전엔 ‘집에서 애만 보면서’라는 관용어가 있었다. 집에서 육아하는 일을 낮잡아 부르는 말이다. 자기 집에서 출퇴근 없이 편안하게 있는다고 여겨져 설까. 밖에 나가 실제 돈을 버는 행위를 하는 것에 비해 육아는 ‘쉽다’는 편견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 내가 룸카지노엄마로 살아보니 정말이지 육아는 또다른 차원의 고행이었다. 어찌 보면 직장생활이 더 수월하게 느껴질 정도다. 육아에는 정해진 출근도, 퇴근도, 쉬는 시간도, 심지어는 법적으로 꼭 보장되어야 하는 1시간 점심시간조차 없기 때문이다.



우리 집 룸카지노는 전날 밤 9시에 잠들어, 다음날 아침 6시에 땡 하면 눈을 뜬다. 남편은 6시면 출근을 하기 때문에, 나의 실질적 ‘육아 출근’은 아침 6시부터 시작인 셈이다.


룸카지노는 언제 어디서나 엄마가 자신의 시야에 들어와야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에, 나는 바운서를 욕실로 끌고 들어가 룸카지노를 앉혀놓고선 똥을 누고, 샤워를 한다. 룸카지노의 인내심은 짧디 짧기 때문에 샤워는 가급적 5분 컷으로 끝내야 하며, 토너와 세럼 크림으로 이어지던 꼼꼼한 기초케어는 크림 하나로 퉁치는 ‘올인원’으로 바뀐 지 오래다.


그렇게 샤워를 하고 나오면, 머리를 말리지도 못한 채 아침 청소를 시작한다. 고양이와 함께 사는 집이기에 더욱 구석구석 꼼꼼히 청소기를 돌리고, 소파와 침대를 돌돌이로 한 번씩 밀어준다. 이불 사이사이에 붙어있을지 모를 고양이 털을 제거하기 위해 매일 건조기로 ‘침구털이’를 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렇게 아침청소가 끝나고 나면 어느새 룸카지노 분유먹일 시간이 된다. 분유를 먹이고 나서 좀 놀아주다 보면 어느새 점심시간. 운이 좋으면 점심을 챙겨 먹을 수 있지만, 타이밍이 안 맞으면 그냥 걸러야 하는 일도 많다. 돈이 많이 들기에 매일 가진 못하지만, 기분이 정말 꿀꿀할 땐 룸카지노와 산책할 겸 집 근처 스타벅스로 유모차를 끌고 나가 샌드위치와 커피로 점심을 때우곤 한다. 이 모습이 바로 과거 ‘편안해 보였던’ 룸카지노 엄마 일상의 단편인 셈이다.





룸카지노사진ⓒpexels


룸카지노는 빠르면 3시간, 길면 4시간 간격으로 분유를 먹여야 한다. 그리고 틈틈이 낮잠도 재워야 한다. 외출을 할 때 룸카지노엄마는 항상 룸카지노의 수유시간을 따져가며 오늘은 젖병을 몇 개 챙겨 나가야 할지 계산해야 하고, 그렇게 젖병과 43도로 맞춰진 분유물, 3~4개의 기저귀, 물티슈, 룸카지노가 추울 때 덮어줘야 할 담요, 노리개 젖꼭지와 치발기 등등을 챙기다 보면 기저귀가방 하나 챙기는데만 15분이 족히 걸린다. 이렇다 보니 밖에 한번 나가려면 보부상이 되어버리기 일쑤고, 돌아와서 정리하는 것도 일이다. 산책 한 번에 드는 품이 요란해도 너무 요란한 것이다.


룸카지노와 놀아주는 일은 더욱 대박적으로 힘들다. 룸카지노의 집중력은 길어봐야 5분이기 때문에, 집에서 룸카지노를 울리지 않고 놀아주려면 온갖 현란한 아이템들이 거실에 즐비해야 하며, 그것마저 유효시간이 끝나버리면 몸으로 안고 돌아다니며 룸카지노를 즐겁게 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룸카지노가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엔 장난감도 다 소용없고 오로지 엄마 몸에 매미처럼 달라붙어 칭얼거리는데, 그렇게 하루종일 7~8kg의 룸카지노를 안고 돌아다니다 보면 목부터 어깨, 팔까지 결리지 않는 곳이 없고, 한겨울에 반팔만 입고 지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지경이다.

이렇게 ‘먹고 놀고 자고’의 패턴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이 룸카지노엄마의 일과다. ‘룸카지노가 잘 때 같이 낮잠을 자라’는 말을 참 많이 듣긴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는 엄마는 아마 많이 없을 것이다. 왜냐면 룸카지노가 자는 동안, 어마무시하게 쌓인 집안일을 해치워야 하니까! 하루에도 몇 번씩 옷을 갈아입고 10장 이상의 손수건과 타월, 담요를 써재끼는 룸카지노 빨래는 하루라도 빨지 않으면 산더미가 되어버린다. 심지어 순면의 특성상 룸카지노옷은 건조기에 넣으면 줄어들기때문에 일일이 하나하나 빨랫대에 널어야 한다. 그러고 나면 어른빨래를 돌려야지, 다 마른빨래들도 부지런히 개켜야지 도무지 룸카지노와 함께 눈을 붙일 시간 따윈 나지 않는다.





사진ⓒpexels


아직 안 끝났어요 애엄마의 충격루틴


이제 주방으로 넘어가 보자. 이번엔 수북이 쌓인 젖병과 노리개젖꼭지, 이제 막 시작한 이유식 도구들이 기다리고 있다. 룸카지노를 낳기 전엔 식기세척기에 룸카지노 젖병을 돌리면 되는 줄 알았지만, 세균에 취약한 룸카지노의 젖병은 21세기 최첨단 시대가 되었어도 하나하나 손으로 닦아야 한다. 닦고 나면 건조대에 말려 물기를 제거한 뒤 UV살균기에 넣어 소독까지 해줘야 완료다.


그렇게 정신없이 살림과 육아를 해치우다 보면 어느덧 저녁시간. 퇴근하고 온 남편을 보면 너무 반갑고 드디어 룸카지노를 내려놓을 수 있어 기쁘지만, 거기서 엄마의 일은 끝나지 않는다. 남편과 먹을 밥을 지어야 하고, 밥을 먹고 나면 뒷정리가 남아있다. 다행히도 우리 부부는 분업화가 잘 된 덕에 남편이 룸카지노를 씻기러 들어가면, 나는 뒷정리를 하는 식이다. 먹은 것들을 정리하고, 음쓰를 처리하고, 이런저런 정리를 하다 보면 금세 9시가 된다. 여기에 룸카지노까지 잠들고 나면 그제야 진정한 ‘육퇴(육아 퇴근)’인데, 남편이 조금이라도 퇴근이 늦어지는 날이면 육퇴는 더욱 밀려 10시가 되는 경우도 많다.


이 루틴을 월화수목금 반복해야 하며, 여기엔 연차도 병가도 없다. 주말에는 그나마 남편과 일을 나눌 수 있어 편하지만, 주말엘도 여전히 룸카지노는 6시면 눈을 뜨기에 룸카지노가 없던 시절의 늦잠은 영영 꿈꿀 수 없다. 무거운 몸을 이끌며 출퇴근을 하고, 못된 상사나 마음 안 맞는 동료와의 시간을 견디며 살아가는 게 직장인의 비애라면, 룸카지노엄마의 비애는 도무지 쉴 구간이라곤 없는 무한 돌봄과 살림의 연속이 아닐까.





사진ⓒpexels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


가끔은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이전의 삶에 대해 생각한다. 주말이면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늘어지게 잤던 늦잠. 좋아하는 영화가 개봉하면 남편과 영화를 보고 외식을 하고 돌아왔던 날들. 저녁에 씻고 나와 늦게까지 TV를 보던 순간들. 가끔 바쁘면 미루곤 했던 청소와 빨래들. 당연했던 그 모든 것들이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이 되어버렸다고 생각하면, 가끔은 정말 사무치게 그립다.


그러나 세상의 이치는 참 신기하기도 해서...

하나를 잃으면 그 고통을 잊을 다른 하나를 내어준다.

늦잠과 자유를 반납한 대가로

세상은 나에게 귀엽고 작은 꼬마인간을 하사했다.


꼬마인간은 내 몸에 매미처럼 매달려 무척이나 귀찮게 굴지만,

정말이지 소름 끼칠 정도로 귀엽다.

그러니 어쩌면 공평한 거겠지.


오늘도 룸카지노엄마로서 어마무시한 일상을 반복했고, 내일도 반복될 것이다. 힘들어서 눈물을 훔칠 때가 아직도 종종 있지만, 내가 선택한 삶에 너무 억울하지 않기를 기도한다. 룸카지노 키우는 기쁨이, 그 힘듦을 상쇄해 주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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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결혼 힐링 에세이 『사연 없음

현실 직장 생활 에세이 『어쩌다 백화점

PDF 인간관계 비법서 『오늘보다 내일 나은 인간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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