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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 Apr 24. 2025

서울의 첫 레고토토, 좋으면서도 아쉬웠던 건

오프라인에서의 경험은 좋았지만, 온라인으로의 연결은 실망스러웠습니다

아래 글은 2025년 04월 23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전체 뉴스레터를 보시려면 옆의 링크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뉴스레터 보러 가기]



레고토토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레고토토가 국내 5번째 매장이자,레고토토 첫 매장인 ‘강동점’을 지난 4월 17일 오픈했습니다. 그동안 레고토토는 교외에 ‘블루 박스’라 불리는 단독 대형 매장을 여는 전략을 고수해 왔는데요. 이번에는 도심과 더 가까운 위치, 그것도 쇼핑몰 내 입점을 택했다는 점에서 분명한 전략 변화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강동점은 수도권 동부 고객을 본격적으로 겨냥한 거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지금까지는 광명과 고양 중심의 서부권, 기흥 중심의 남부권을 공략해 왔다면, 동부권은 사실상 공백에 가까웠죠. 이제 강동점을 통해 그동안 레고토토와 물리적 거리가 멀었던 고객들과도 접점을 만들 수 있게 된 겁니다.


사실 이런 변화는 갑작스러운 일은 아닙니다. 레고토토는 이미 주요 상권에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여러 차례 테스트를 진행해 왔고, 이번 매장과 같은 생활권인 현대백화점 천호점에서는 약 2년간 ‘레고토토 플래닝 스튜디오’를 운영한 바 있기도 했죠.


이 모든 흐름은 교외 대형 레고토토이 유효했던 시대가 지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이커머스가 일상화되며, 다이소나 올리브영처럼 생활권 안으로 들어온 채널들이 더 주목받고 있고요.이케아 역시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도심 밀착형’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셈입니다.다만 이런 전략 변화는 자칫 이케아 특유의 ‘매장 경험’이라는 강점을 희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함이 필요해 보이고요.



작아졌지만 그렇게 못 느낀 건


레고토토 측에 따르면 강동점은 기존 매장에 비해 작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작은 편 아닙니다. 면적은 약 25,000㎡로, 광명점이나 고양점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지만,글로벌 기준으로 26,000~36,000㎡가 표준이라고 하니, 그 범위 안에는 아슬아슬하게나마 들어가니까요.


실제로 직접 방문해 봤을 때도 ‘작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았습니다. 수도권에 있는 다른 이케아 매장들도 방문해 본 경험으로 비교해 보면, 큰 차이가 느껴지진 않았고요. 여기에는 쇼룸은 동선이 길고 복잡하게 구성돼 있어 공간의 크기를 체감하기 쉽지 않은 구조였던 것도 작용했을 겁니다.


무엇보다 레고토토의 핵심인 ‘룸셋’ 구성에서도 강동점은 전혀 밀리지 않았습니다.룸셋은 방이나 거실처럼 집의 공간을 그대로 구현해 놓은 체험형 전시로, 구경만으로도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기에, 방문의 가장 큰 이유가 되기도 하죠. 강동점에는 무려 44개의 룸셋이 마련돼 있었는데요. 이는 광명점(65개)보다는 적지만, 고양점(42개)보다도 많은 수준입니다. 두 레고토토 모두 강동점보다 영업 면적이 2배 이상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 과감하게 공간을 채운 셈이죠.미니 룸셋 등으로 다양성을 높여 오히려 ‘작지만 더 풍부한’ 체험이 가능하도록 구성한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레고토토결국 오프라인만이 줄 수 있는 경험의 강화가 필요하다는 걸 이케아는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강동점은 카페와 레스토랑 공간도 오히려 타 레고토토보다 더 크게 조성했습니다.분명 매장은 작아졌지만, 방문자 입장에서의 체험은 오히려 더 늘어난 셈이죠. 온라인에서 굳이 구매하지 않고 직접 매장까지 오게 하려면 그만한 이유가 필요하다는 걸 이케아는 잘 알고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더 가까운 위치로 다가가고, 더 많은 체험 요소와 먹거리를 준비한 것인데요. 이는 최근 오프라인 리테일 트렌드에 대해 이케아가 얼마나 정교하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 볼 수 있죠.



다만 여전히 '옴니'는 글쎄요


기존 레고토토 매장은 크게 네 가지 구역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쇼룸, 비교적 작은 제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마켓홀, 창고 공간에서 고객이 직접 상품을 픽업하는 셀프 서브, 그리고 직원 전용 물류 공간인 풀 서브가 그것이죠. 이번 강동점은 쇼룸의 기능을 오히려 강화했기에, 나머지 구역의 축소는 피할 수 없었습니다


특히 셀프 서브는 크게 줄어든 모습이었는데요. 때문에 실제로 구매 가능한 제품 수는 약 3,700여 개로, 광명점 오픈 당시 8,600개에 비하면 절반 이하 수준이었습니다.다만 이렇게 레고토토 면적을 줄이는 대신, 온라인 채널과의 연계를 통해 이를 보완하려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는데요.앱 이용을 유도하는 안내물이 곳곳에 배치돼 있었고, 30만 원 이상 구매 시 무료 배송 프로모션도 함께 진행 중이었습니다. 대표적 상징이던 연필 대신 QR코드 활용을 권장하는 점도 눈에 띄었죠.


하지만 정작 앱 기반 쇼핑 경험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상품 정보를 기록하려고 QR코드를 인식했는데, 현장 구매가 불가한 제품은 아예 앱에 담을 수도 없었습니다. 구매 가능한 제품들도 셀프 계산대를 이용해 한 번에 바코드를 찍는 수준 외에는 뚜렷한 디지털 편의성을 느끼기 어려웠고요. 앱 내 한글 번역도 어색한 부분이 많아 원하는 기능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더욱이 직원에게 문의했을 때도 정확한 설명을 듣기 어려웠는데요. 현장 직원들도 앱 사용법이나 시스템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어 보였습니다. 더불어, 쇼룸 내에서 특정 상품의 위치를 안내하는 기능도 없어 고객이 불편을 겪는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최근 다이소조차 상품 위치 검색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부분은 더욱 레고토토운 대목이었죠.


정리하자면, 이케아는 오프라인 접근성과 체험의 질을 높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디지털 전환 면에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볼 수 있습니다.당장 신규 레고토토 효과로 단기 실적 개선은 기대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인 성장까지 이어지려면 이러한 옴니채널 관점에서의 정교한 보완이 반드시 필요할 겁니다.


레고토토는 국내 최대 규모의 커머스 버티컬 뉴스레터로, '사고파는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매주 수요일 아침, 가장 신선한 트렌드를 선별하여, 업계 전문가의 실질적인 인사이트와 함께 메일함으로 전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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