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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접 Apr 18. 2025

우리 카지노 미학

처음부터 달리기를 한건 아니다. 그냥 걷기를 했다. 그러다 숫자를 올려서 점점 빠르게 걷기를 했다. 그러다 주변 사람들이 달리는 걸 보고서 나도 시작을 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은 그냥 빠르게 걷기로 내실을 다지기로 했다. 쉽지 않은 걷기를 하고서 숨을 고르기로 하고 그렇게 보름에 시간을 흘렸다.


주말에 마음을 먹고 공원을 갔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가족과 같이 보내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니 봄은 봄이다. 물론 이상 기후 현상으로 다소 쌀쌀했지만 밝은 미소가 많은 건 좋은 일이었다.

트랙을 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화 끈을 다시 매고 슬슬 달렸다. 내 목표는 트랙 한 바퀴를 완주하는 것이었다.. 한 바퀴가 500M이었으므로 매우 떨었다. 두근두근 하는 마음에 결국은 폰을 블루투스로 하고 음악을 틀었다. 빠르고 경쾌한 음악을 들으며 뛰었다. 얼마나 뛰었을까 숨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음악과는 다르게 내 몸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 최대한 잡생각을 없애고 즐거운 생각을 하기로 했다. 목적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완주를 우리 카지노. 난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았다.

쉽지 않았지만 한 번에 끝낸 것을 만족해하며 괜히 웃음이 났다.

그리고 생각했다. 우리 카지노 묘미가 이렇구나..


2분을 쉬고 다시 뛰었다. 이번에는 더 빨라진 다리가 고마웠다. 다시 완주를 위해서 달리는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카지노는 내 다리가 뛰는 게 아니라 감정이 뛰어주는 거라고 그래서 내게 응원을 해주고 도전하라는 감정이라는 걸 알았다.

하루키는 하루의 일과 첫 시작이 달리기이다. 처음 그 글을 보는데 성실하게 글을 쓰는 뒷심이 달리기라는 체력이구나,라고 흘려 봤는데 막상 내가 달리니 이건 체력을 떠나 감정을 같이 실어 보내는 우리 카지노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세 번째 우리 카지노에서는 앞만 보고 달리던 때와 달리 주변을 보면서 달렸다. 참 신기했다. 속도는 그대로인데 지겹지 않았고 사람들의 표정이 보였다. 그리고 같이 달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같이 러닝을 하니 재미가 두 배였다. 다소 여유가 생기니 달리다는 동사에서 보다는 동사가 어우러지는 달리면서 본다가 되었다.


우리 카지노 다큐를 볼 때마다 난 무슨 재미로 뛸까? 생각했다. 역시 이런 재미인가 보다. 그래서 그런가, 나도 이제는 우리 카지노에 빠졌다. 작게 뛰든 길게 뛰든 상관없다. 나 자신에 감정을 싫어서 한 트랙을 지나치며 희로애락을 함께 할 것이다. 분명 우리 카지노는 행위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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