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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의 온도 Feb 26. 2025

#04. 월 세계 카지노 원을 벌었습니다-2

진실 혹은 거짓


"대한민국은요, 전쟁이 나서 피난살이를 해도 망하지 않는 두 개의 업종이 있어요. 그게 뭔지 아세요?

첫 번째가 학원! 그리고 또 하나가..(두구두구)..바로~~~ 피. 부. 관. 리. 실!입니다"


창업 컨설팅회사 박 과장님의 무심한 듯 걷어올린 셔츠소매 밑으로 전완근이 핏대를 올린다.

풉. 지금이 어느 때인데 피난살이라니.

강남 한 복판 빌딩 배경에,30대젊은 컨설턴트 입에서 나오는 대사치곤 너무 클래식하잖아.

근데 이건 뭐지? 유치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이 느낌.

진실 혹은 거짓 같은 이 서프라이즈는?

하긴, 한국전쟁 당시에도 대학입학시험을 치른 대한민국이 아니던가. 하나는 맞다 치고!

그렇다면 다른 하나는?

박 과장님은 최근 몇 년 사이 에스테틱의 증가율과 분포도, 평균 매출액 등 자료를 연달아 펼친다.

무지개떡을 깔별로 잘라서 세운 듯한 그래프에 이어, 6등분세계 카지노 커팅되어 막 배달된 피자모양의 그래프 중

가장 큰 조각을 볼펜세계 카지노 찍으며 대사를 이어간다.

바야흐로 작금의 시대는 눈 코 입의 조화만으로 미인이 될 수 없다. 쌩얼이 미인의 기준이다.

피부는 물광빛광세계 카지노촉촉이 빛나야 하며,

리프팅과 축소술로 빚은 작은 얼굴이 대세다.

'나 이대 나온 여자야' 보다 '나 관리하는 여자야'라는 말에 좋아요를 누르는 시대다.

홈쇼핑에선 밍크코트 가격만 한 홈케어 디바이스를 전기밥솥 사듯이 주문세계 카지노,

대표 필수가전인 TV보다 훨씬 크고~ 훨씬 비싼~

'몸 친구'를 개인 전용세계 카지노 거실중앙에 입주시킨다.

고로 에스테틱은불멸의 아이템이라는 것.

알지. 알고말고. 내가 바로 산증인이 아니던가.

피난을 가더라도 능력만 된다면 알라딘 램프에서 나온 지니만 한 몸친구를 이고 지고 갈 것이다.

전쟁이 터져도 에스테틱만큼은 망할 리가 없다는 그 말은 왠지 '진실'일 것 같았다.




태생적으로 추진력이 기본 옵션인 나는, 출생 시 탯줄 끝에 엔진을 매달고 나온 것일까.

아무도 모르게 배꼽 안에 탑재된 엔진은 예열 따위는 필요 없이 결정과 동시로 시동이 걸린다.

창업 컨설팅 회사 방문을 시작으로 자료조사와 몇 번의 미팅을 하고, 현장 취재를 뛴다.

그간 많은 에스테틱의 문을 많이 열고 다녔지만, 고객이 아닌 사업주로 들어선다는 것은 전혀 다른 출입문으로 들어서는 거다.

초기 비용과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기존 세계 카지노장을양도양수하기로 세계 카지노,

현장운영 경험이 없기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프랜차이즈로 결정을 한다.

작가생활과 병행하기 위해 생각만 해도 달디달고 달디단 '오토 세계 카지노'으로 노선을 정했다.


3개로 최종 후보지가 정해지고 이번엔 잠입 취재를 시도한다.

궁금증과 호기심이 많은 주책 아줌마로 변장해서 눈알을 굴리며 오지랖 넓은 상담을 한다.

상담이 끝난 아줌마는 킁킁거리며 동네 염탐을 이어간다.

아파트 단지 세대수를 확인세계 카지노 상가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경쟁자가 될 동종업계를 기웃거리고,

조력자가 될 수도 있는 주변 맛집 탐방도 한다.


그렇게 한 지점을 최종 선택했고,

개업식이나 주변에 알림장 하나 없이 조용한 영업을 시작했다.

시댁에알리지 않았고, 친정엄마는 물론 둘도 없는 나의 자매님도 모르게 했다.

10년 넘게 매일 아침 굿모닝 톡을 날리는 동네친구엄마들에게조차 말하지 않았다.

남편, 아들, 딸, 그리고 소울메이트 경애. 4명만 아는 비밀 영업이었다.

주식은 내가 산 종목은 망하지 않을 거라며 매입을 세계 카지노,집은 주변 다 떨어져도 이 집은 떨어지지 않을 거라며 계약을 세계 카지노,사업은 절대 망할 일이 없다며 사업가는 개업을 한다고 한다.

그래도. 혹시나. 어찌 될지 모른다.

망해도 4명한테만 쪽팔리면 되는 거다. 어찌 되든 나를 이해줄 사람들.


방송국을 그만두고 동료 PD이자 친구인 남편과 광고홍보프로덕션을 오픈했을 때는 거하게 했다.

친정엄마에게 소개받은 개업전문점에서 돼지머리와 음식들을 맞추고 시루떡도 돌렸다.

가족들이 출동을 세계 카지노, 친구, 방송국 후배들과 동료, 카메라팀 조명팀 스타일리스트 스태프들이 와서

돼지머리에 머리를 숙였다.


'시작'이라는 지점에는 설렘 뒤로 불안감이 양면복사된 종이처럼공존한다.

초등학교 때는 마냥 설레었을 거고, 중학교-고등학교로 가면서 설렘보다는 불안감의 폭이 넓어진다.

인생의 또 다른 시작-결혼도예외일 수 없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섭취하는 불안의 양과 비례한다.

우리는 불안을 숨기기 위해 자장면 파티를 세계 카지노, 피로연을 하며 박수를 치는 건 아닐까,생각도 해보지만

돼지머리와의 상견례는 내 인생 한 번세계 카지노 족했다.




'찌지지지직--찌지지지직'

카드 단말기에서 1,000,000 자막이 찍힌 영수증이 반갑다는 악수를 청한다.

인포 데스크에 턱을 괴고 앉아, 나를 향해 규칙적인 스텝으로 다가오는 카드 영수증을 구경한다.


신규 고객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버선발로 맞이하는 매니저는 다른 고객을 대할 때와 달리 열심이다.평소보다 치아가 4개는 더 보인다.

20분 정도 되었을까.

20대 후반? 30대 초반? 지금도 충분히 고운 피부의 신규 고객은 들고 온 작은 파우치를 열고 5만 원짜리

돈뭉치를 꺼낸다. 한 .. 영화에서 보던 장면이다.

회원계약서 안내를 마치고 서명을 기다리는 매니저의 치아가 2개 더 늘어났다.

고객을 안내세계 카지노 매니저는백만원어치의현금을

내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돈을 '번다'는게 이런 건가?


방송작가를 하며 회당으로 책정된 원고료는 매달 정해진 날에 급여 계좌로 입금이 됐다.

광고프로덕션을 운영할 때는 클라이언트 회사에 납품을 하고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면 세계 카지노자 계좌로 결제가되었다.

생각해 보니 오랜 기간 돈을 세계 카지노지만,

이렇게 돈을 '직접 받는 일'은 처음이다.

생소하면서 낯설고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100만 원을 지갑에서 척척 꺼내는 신규고객은 젊은 나이 같은데, 부자인가 보다.


조용히 개업을 시작한 에스테틱은 중형급 시설이다.

대기실과 연결된 인포 데스크, 상담실, 준비실, 제품보관실, 5개의 케어룸이 있다.

전업주부로 첫 세계 카지노체를 운영했던 양도인은 전 국민의 퇴사 항목인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매물을 내놓았고,

4명의 직원들을 고용승계로 양도받았다.

나는 늘 그렇듯 회의를 하고 원고를 썼다.

시내 출장을 가듯 일주일에 2번 정도 세계 카지노장에 나가 직원들에게 점심을 사며 독려를 했다.

직원들은 대표가 오는 날에는 전날부터 메뉴회의를 한다고 했다.좋은 현상이다. 적어도 나를 반긴다는 얘기니까.


에스테틱은 진짜 '오토'로 굴러갔다.

관리사 직원들은 각자 정해진 스케줄대로 케어를 했고, 매니저는 상담과 예약 업무를 이행했다.

내가 액셀을 밟지 않아도 알아서 자동세계 카지노 하루하루 바퀴가 굴러갔고,

마감시간이면 9시 뉴스처럼 오늘의 매출, 에피소드 등이 빼곡한 일일보고를 카톡으로 받는다.

열흘쯤 지났을까.

카드매출승인 알림 문자를 보면서 나도 밥 값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못한 일은 없지만 -양심 없는 무위도식자-같아 소화가 안 된다.


때는 9월이었고 추석 연휴가 있다.

(사실 똑똑한 세계 카지노주라면 빨간 날이 줄줄이 있는 9월은 넘기고 인수를 받았을 텐데)

명절은 뭔가? 주 고객층인 주부들에게는 한 달 전부터 증후군이 발동되는 최악의 기간이다.

마케팅의 기본은 TPO. 시간 장소 상황에 맞춘 니즈를 공략하는 것.

추석, 귀경길, 음식, 스트레스에 대입하여 1시간 만에 뚝딱 프로모션을 만들었다.


'지금까지는 잊어라~ 올해는 당신만을 위한 행복한 추석이 찾아옵니다'

-추석연휴 3박 4일분의 000 브랜드 어메니티 세트를 모든~~ 회원들에게 증정합니다

-당장 관리를 받지 않더라도, 지나는 길에 들러서 선물세트를 가져가세요

-연휴 후에는 0만 원 상당 애프터 힐링 케어로 해피 추석 완결 서비스!


광고프로덕션 그래픽 디자이너는 개업선물로 A급 고퀄 프로모션 시안을 만들어주었고,

카톡과 문자를 받고 방문한 고객들은 과잉포장된 선물을 받으며 말 그대로 '넘나 좋아'했다.

덕분에 예약은 말일까지 완료되어 조기마감 안내 고지를 올렸다.

그렇게 운영 첫 달, 영업일수가 21일이라는 악조건에도 손익분기점은 15일 만에 허들을 넘었고,

순수익 월 천만 원을 넘었다.


점을 볼 때마다 내 사주에는 재물이 많아서 먹고사는 걱정은 안 한다고 하더니, 진짜 용하네.

아니면, 신이 그동안 열심히 살았다고 옛따 '돈쭐'을 내시는 건가.

어쨌든 월 세계 카지노 원이란 현금이내 손에 들어왔고,

9월 마지막 마감날에는 인센티브 증정식과 함께 거나한 회식으로 샴페인을 터트렸다.


신나는 피로연에 불안감은 뒷좌석으로 밀려나고, 그 자리에 헛헛한 웃음이 피식피식 앉는다.

내가 한 일이라곤 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주 2회 점심회동, 형식적인 문진같은 대화. 그리고 숙달된 재주로 끄적끄적 만든 프로모션 한 장이었는데.

술이 달디달면서도 뒷맛이 씁쓸하다.


그럼 그렇지.



다음 달에도 오토 운행은 변함이 없었다.

달라진 게 있다면 카드승인 알림 문자가 줄었고, 마감 뉴스 카톡에 매니저의 ㅠ.ㅠ가 늘고 있다.

매니저는 원래 이 업계가 이렇다고. 매출이 좋은 달 다음에는 원래 저조하다고.

오토 사장은 할 말이 없다. 원래 그렇다는데.

9월에 월 천만 원 순이익을 찍고, 10월에 -500만 원, 11월에 -400만 원을 찍었다. 3개월 수입 백만 원.

월 세계 카지노 원 오토사업가에서 월 33만 원벌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로순간이동되었다.

몸이 아파서 매장을 넘긴다는 양도자는 몸이 아니라 마음이 아팠던 건 아닐까?

전쟁이 나도 절대 망할 일이 없다는 그 말,

어쩌면 '거짓'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잘 됐어. 어쩐지 불편했어.

제대로 시작해 보는 거야!


세상에 공짜는 없다. 월 천 오토? 불안해서 못하겠다. 는 결론을 내렸다.

잠시나마 피나는 노동으로 살았던 내 삶을 헛헛해했던걸 취소한다.

부릉부릉. 배꼽에서 엔진이 가열되며 시동을 건다.

전투복을 입고,나는전쟁터로 뛰어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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